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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소리]“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청와대 이전 그리도 급한가”...민심 '부글부글'

jbsori 2022. 3. 21. 08:04

[뉴스 큐레이션] 2022년 3월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전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대통령에 취임하는 5월 10일부터 당장 용산 집무실에서 국정 업무를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으나 광화문 청사 공약과는 다른 차원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형국이다. 

청와대 용산 이전 명분으로 '소통'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불통'과 '비상식', '독선적 발상'이란 비판이 우세하다. 윤 당선인 측은 “제왕적 권력의 상징이기 때문에 절대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며 대신 “청와대를 국방부로 이전하고 국방부를 이전시키겠다”는 주장이지만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모양새다.

JTBC 3월 20일 보도(화면 캡처)

“불통·제왕적 자아도취”...청와대 용산 이전 강행에 들끓는 여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만명을 넘어서면서 소상공인 등 서민들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으로 유가는 물론 농산물 가격까지 치솟는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뜬금없는 청와대 용산 이전을 가장 먼저 서둘러 꺼내 든 당선인과 인수위원회가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자초한 꼴이다. 

특히 당선인은 공약에도 없던 ‘용산 시대를 2개월 안에 밀어붙이겠다'는 발상을 고집함으로써 ‘권력의 자아도취’, ‘제왕적 권력의 상징’,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의 독선적 태도’라는 비판이 거세다. 

윤 당선인이 용산 이전 방침을 직접 발표한 20일, 액면 그대로 전달했던 지상파와 종편 방송사들과 달리 다음날인 21일 진보와 보수, 지역 일간지들이 일제히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강행 방침에 부정·비판적 논조의 사설들을 쏟아냈다. 학자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향·한겨레 “국가의 대사 군사작전하듯..불통· 졸속” 비판 

경향신문 3월 21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이날 경향신문은 ‘국가대사인 청와대 이전, ‘깜깜이 군사작전’처럼 할 일인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국가의 대사를 마치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이면서 불통·졸속 시비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취임 전부터 일방적·독단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방점을 찍었다.

사설은 특히 “공약 변경에 대한 사과는 없이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며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속도 내는 이 사업은 인수위를 뒤덮는 1호 공약이자 블랙홀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과 외부 칼럼(시론)에서 날선 비판을 했다. 신문은 이날 ’‘용산 이전’ 졸속 강행, 윤 당선자 ‘불통 대통령’ 되려는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청와대, 국방부, 합참의 이전은 단순한 이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위기 관리를 위한 콘트롤 타워를 새로 짜는 국가 대계”라며 “이런 시설들을 제대로 구축하려면 496억원으로 턱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며, 1조원 이상 소요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라고 운을 뗐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는 민감한 시기에 국방부와 합참 등이 연쇄 이동을 하면서 초래할 안보 위기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전쟁 지휘부가 한 구역 내 위치할 경우 유사시 적의 우선 공격 대상이 되기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 등 어느 나라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김종대 전 국회의원 “시야 흐렸고 귀를 닫아버려...전략적 자아도취” 일갈 

한겨레 3월 21일 시론(홈페이지 갈무리)

한겨레는 또 ’‘용산 시대’ 말하는 권력의 자아도취‘란 제목의 칼럼에서 더욱 신랄하게 비판을 가했다.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가 쓴 시론(칼럼)은 “한없이 커진 욕망은 숱한 문제점을 보아야 할 시야를 흐렸고, 여러 의견을 경청해야 할 귀를 닫아버렸다”며 “정치학자인 한스 모겐소가 말한 권력의 ’전략적 자아도취‘ 현상”이라고 힐난했다. 

전 국회의원이자 국방 전문가인 김 교수는 “특수한 방호 및 보안 시설과 정보시스템을 갖춘 새 시설 건립에 국방부는 5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했는데 윤 당선자는 이를 외면하며 몇 번이고 ’이사비용 496억원‘만 강조했다”며 “정부와 권력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빈곤하고, 귀를 기울일 줄 모르는 지도자에게 있어 시민과의 소통은 기만적인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개탄했다.

조선일보 “다양한 의견 수렴하는 모양새 반드시 갖춰야”

조선일보 3월 21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우려를 표할 정도였다. 대선 과정에서 친 윤석열 성향의 논조로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으로부터 따가운 비판을 받아왔던 신문이다. 

그런데 이날 신문은 사설 ’청와대 이전 공감해도 국민 의견 안 들은 건 유감이다‘에서 “어렵다고 또 미루면 다음 어느 대통령도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의 이해를 구한 윤 당선인 말엔 일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청와대, 국방부, 합참 등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기관들을 정부 출범까지 두 달도 안 남은 기간에 군사작전 하듯 이전해도 되는 것인지, 또 이런 엄청난 결정을 대선에서 당선된 지 며칠도 안 되는 사이에 내려도 되는지에 대해 국민은 불안하고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된다”고 우려했다.

사설 말미에선 “설사 그렇더라도 중대한 국가 시스템을 변경하면서, 더구나 국민 소통을 명분으로 내걸었다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모양새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날 ’10일 만의 변경 50일 뒤 용산 입주… 바늘허리에 실 맬까 걱정‘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결정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나. 청와대 이전이 바늘허리에 실 매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고 썼다. 

“청와대 돌려준다고 하면서 국방부 청사에 또 다른 청와대 만들려고 한다” 

대전일보 3월 21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지역 일간지들도 지역 민심을 대변하며 이날 비판적 견지의 사설들을 내놓아 시선을 끌었다. 대전일보는 ’대통령 용산 시대, 국민과의 소통 잊지 말길‘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용산 국방부 청사는 경호와 보안은 용이하겠지만 국민들과 소통하기는 쉽지 않은 곳이다”며 “국민 접근성도 기존의 청와대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며, 제왕적 대통령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는 있겠지만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섰다고 보기에는 의문이 가는 지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청와대를 돌려준다고 하면서 국방부 청사에 또 다른 청와대를 만들려고 한다는 비판도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 먼저 생각하는 통 큰 정치 아쉽다” 

부산일보는 ’대통령-당선인 힘겨루기, 국민은 안중에 없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미사일을 쏴 대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는 물론이고 농산물 가격까지 오르지 않는 것이 없어 장보기가 겁이 난다”며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40만 명을 넘는 지금은 총체적인 위기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극심한 진영 간 대립 양상이 격화될까 우려스럽다”며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통 큰 정치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영남일보 3월 21일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대구·경북의 민심을 전하는 영남일보도 이날 ’'all or nothing'은 협치의 룰 아니다‘란 사설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all or nothing'은 협치의 룰 아니다”라고 전제한 사설은 “당선인 측은 너무 조급해서도 안 된다”며 “'탈권위' '국민소통'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의 취지 아닌가. 청와대와 다를 바 없는 구중궁궐인 국방부 청사라면 옮길 필요 없다”고 못 박았다.

“충성 경쟁이 대통령을 망친다” 

벌써부터 “충성 경쟁이 대통령을 망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는 최근 칼럼 ’'충성 경쟁'이 대통령을 망친다‘에서 “정작 문제는 윤석열이 대통령으로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측근 인사들에게도 허용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라며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는 사람들과 더불어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하긴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많은 언론과 전문가·학자들의 비판 요체는 원칙과 상식,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 독선적 행태라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다. 

신승 대선, 분열·갈등 극심...대통합·안정 정책 우선  

많은 시민들 사이에는 “대통령 당선인이라면 당연히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속에 살아가는 국민들을 우선 보살피고, 위기에 처한 경제와 안보를 챙기며,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추스를 줄 알았다”며 “어떻게 하면 국정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지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시점에서 오히려 혼란과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불만과 불평이 이어지고 있다. 

24만 7,077표, 0.73%p 차이로 전대미문의 신승을 기록한 이번 대선 결과를 '깻잎 한 장 차이'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기이한 현상으로는 깻잎 한 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분열과 지역 구도가 극심했고, 세대 갈등은 심화했다. 

여기에 성별 갈등까지 더해져 그 어떤 선거보다 갈라치기가 극명했다. 절반이 넘는 반대편 국민들과도 함께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대통합 정책을 고민하고 입안할 때가 우선이란 사실을 당선인과 그 측근들만 모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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