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소리]폐교 수순 서해대, 신입생 선발 웬말?
진단

서해대학 입학전형 안내 홈페이지(2020.9.28)
“희망이 있는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
서해대학이 여러분의 꿈에 날개를 달아드립니다.“
폐교 수순을 밟고 있는 대학의 홈페이지에 큼지막한 글체의 구호가 수험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대학의 내부 사정을 모르는 수험생들이 자칫 지원했다가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런데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도 신입생 모집 공고를 낸 이 대학은 이미 수시1차 모집을 진행 중이다.
군산의 서해대학이 바로 그 대학이다. 올해 보건학부, 사회복지학부, 스포츠과학부, 한류문화예술학부, 휴먼서비스학부 등의 모집단위 학과들에 주간과 야간을 포함하여 555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밖에 정시와 추가모집도 내년 2월까지 모집할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수시모집하고 있는 서해대에 무슨일이?

서해대 전경
그러나 이 대학은 폐교 위기에 놓였다. 교육부가 횡령액 보전 등 지적사항을 시정하지 않은 서해대(학교법인 군산기독학원)에 대해 지난 18일 시정요구 이행 촉구와 함께 학교폐쇄를 계고했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조치를 취한다는 경고이지만 교육부는 3주 간격으로 3차례의 시정명령을 요구한 뒤 현지조사와 행정예고 청문 절차를 거쳐 폐교를 확정할 예정이다.
최근 교비 횡령 등 비슷한 사정으로 폐쇄된 동부산대학교의 경우 이 같은 절차를 이행하는 데 6개월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결국 서해대도 최종 폐교 결정은 내년 2~3월은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신입생 모집기간이 끝나는 최종 시점과 맞물려 있다. 후폭풍과 후유증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2015년 11월 군산기독학원에 횡령액 보전 등 시정요구를 했으나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10월 12일까지 사립학교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미이행 사항에 대해 모두 이행하고 그 결과를 제출해 줄 것을 통보했다.

전주MBC 9월 21일 보도(화면 캡쳐)
이 기간까지 시정요구를 모두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학교폐쇄 조치(고등교육법 제62조)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학은 그동안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수익용 기본재산 84억원, 교비적립금 62억 원 등 146억 원을 전 이사장이 횡령하는 등 고등교육법을 위반한 사항이 확인됐다.
교육부는 횡령액 146억 원을 보전할 것과 학교 정상화 조건인 개방이사 선임을 위한 정관 변경을 처리할 것을 요구했지만 서해대는 지금까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교육부는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두 차례 더 이행 명령을 내린 뒤 행정예고와 청문 등의 절차를 거쳐 학교폐쇄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그러나 전 이사장이 횡령한 146억 원을 보전하는 조건을 1순위로 내걸었지만 현 재단 측은 횡령액 보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해대 홈페이지 초기화면(2020.9.28 현재)
그럼에도 이 대학은 정식으로 폐교되지 않아 신입생 모집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폐교를 앞두고도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진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 측은 "모집은 하되 학생들의 피해가 없도록 학교 사정을 설명하고 다른 대학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애꿎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피해가 잇따를 전망이다.
이 대학 박재승 총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입생에 대해서 학습권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대학교로 갈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또 "재학생 역시 내년 새 학기에 다른 대학으로 특별 편입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상당한 후폭풍과 후유증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애꿎은 학생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교직원들 지난 3월 이미 폐교요청, 그런데 왜 이제까지...

전북일보 2014년 8월 27일 인터넷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앞서 서해대 이사회는 지난 3월 "재정 악화로 교직원의 임금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올해 신입생 모집마저 이뤄지지 않아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불가능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교육부에 폐교를 요청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해대 교직원들도 지난 3월 "전체 회의를 열어 이대로 학교를 놔두면 더 큰 피해가 우려돼 폐교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모아 교육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는 서해대에 대한 실사 등을 거쳐 이제야 폐교 여부를 결정하게 돼 현재 모집하고 있는 신입생들은 물론 폐교 시 재학생 200여명이 오갈 곳이 없게 된다. 대학은 인근 대학에 특별 편입학하면 된다고 하지만 문제가 간단치 않다.
지난 2018년 서남대 폐교의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 2018년 2월 28일 폐교된 서남대는 1991년 3월 문을 연 지 27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설립자인 이홍하 전 이사장의 비리가 누적된 것이 핵심 이유다.
이 전 이사장은 교비 1,000억여 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2015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9년, 벌금 90억원이 확정됐다. 서남대는 2011년부터 5년 연속 부실 대학으로 지정되다 폐교됐지만 그 후유증이 지금도 남아있다.
많은 교직원들이 급여를 오랫동안 받지 못한데다 결국 실직되어 가족들과 고통을 겪고 있으며 학생들은 졸지에 다른 대학으로 옮겨가거나 아예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했다. 대학 인근 많은 상가들도 문을 닫아야 했으며 서남대 의대가 사라지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던 남원의 공공의대 설립건은 지금도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터덕거리고 있다.
'서남대 폐교 악몽' 떠오르게 하는 서해대
당시 이홍하가 설립한 6개 사립대학은 2013년 교육부에 의해 부실대학으로 지정되었으며 서남대를 포함한 3개 대학(서울제일대학원대, 광주예술대)은 폐교됐다. 이 중에 서남대는 교육부가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제도를 실시한 이래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부실대학으로 선정됐다.
그런데 군산의 서해대가 꼭 닮은 형태다. 2015년 이중학 전 이사장이 교비 등 공금 146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기 시작하면서 교육부가 2018년 실시한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신입생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제한되는 E등급을 받은 이후 신입생이 급격히 감소했다.
올해 11명의 신입생이 등록했으나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학교 측이 이를 반려해 신입생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재정 악화로 교수와 전임교원, 직원 등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도 수십억 원에 달한다.
오죽했으면 서해대 이사회 측은 “폐교를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인 만큼 학생과 교직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교육부가 서둘러 절차를 밟아주길 바란다”고 밝할 정도다.
1973년 군산전문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아 1977년 1월에 군산실업전문대학으로 교명을 변경한데 이어 1998년 5월 지금의 서해대로 이어온 이 대학은 한 때 재학생이 4,000 여명이었지만 2010년부터 학교 세가 점차 기울기 시작해 지금은 200명 수준으로 학생 수가 줄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취업률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2010년 온정섭 당시 총장이 교수채용 청탁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으면서 대학은 거듭된 위기에 직면해오다 결국 47년 만에 폐교 수순에 들어선 것이다.
“서해대 ‘횡령 이사장’ 선임 뒤에 교육부 개입” 의혹?

한국대학신문 8월 18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무엇보다 학생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교육부도 이 대학의 폐교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대학신문은 지난 8월 18일 ‘[팩트 체크] 서해대 ‘횡령 이사장’ 선임 뒤에 교육부 개입 있었나?‘에서 “최근 서해대학이 교육부에 폐교를 신청한 가운데 대학 돈 146억원을 횡령한 이중학 전 서해대 이사장의 선임 과정에서 교육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이 서해대 관계자로부터 나왔다”며 “당시 재정기여자로 선정됐던 이중학씨가 수익용 기본재산을 약속대로 내지 않았음에도, 교육부가 이사회를 주재해 이중학씨가 이사장에 선임될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대로라면 교육부도 서해대 폐교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대학 관계자들이 정상적인 대학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뒤 교육부에 폐교를 신청했지만 이중학씨의 횡령 사건이 알려질 당시 교육부 공직자에 대한 금품수수 혐의도 드러나며 충격을 더했다.
한국대학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중학씨가 서해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당시 교육부 대변인이었던 김모씨가 금품을 받고, 이 대가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동향을 알려주는 등 이중학씨가 서해대를 인수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했다”며 “사실이 밝혀진 뒤 2016년 2월 김모 전 대변인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과 벌금 2,500만원, 추징금 2,299만원이 선고됐고 이중학씨는 징역 5년형을 받았다”고 덧붙여 보도했다.
신문은 더 나아가 “이중학씨가 서해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교육부가 정보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깊숙이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서해대 관계자의 주장이 제기됐다”며 “이중학씨의 재정기여 능력을 의심한 서해대 관계자들이 이중학씨의 선임에 제동을 걸었지만 당시 교육부 관계자들이 이사회를 열고, 선임을 도왔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함께 지금도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는 서해대에 대해서 제2, 제3의 연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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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있는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서해대학이 여러분의 꿈에 날개를 달아드립니다.“폐교 수순을 밟고 있는 대학의 홈페이지에 큼지막한 글체의 구호가 수험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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