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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소리]복수노조 시대 10년...“노노갈등 가속, 단일화제도 폐지” 한목소리

jbsori 2021. 12. 17. 08:16

진단

16일 민주노총전북본부와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실이 주최한 ‘복수노조 시대 10년, 현장 증언 토론회’가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에서 열렸다(민노총전북본부 제공)

기업단위 복수노조가 시행된지 10년이 됐지만 사용자에게 유리한 제도란 지적과 함께 소수 노동자가 배제되고 노노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2011년 7월 1일부터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된 이후 사용자들은 교섭창구 단일화의 복잡한 절차를 이유로 교섭을 고의로 기피하거나 사용자와 친화적인 소수 노조만 개별교섭을 수용해 노노갈등을 부추기는 부당 노동행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복수노조 시대 10년, 현장 증언 토론회' 어떤 내용들 나왔나? 

16일 민주노총전북본부와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실이 주최해 열린 ‘복수노조 시대 10년, 현장 증언 토론회’에서는 노동자의 다양한 권익 보장을 위해 시행된 기업단위 복수노조의 문제점과 대안들이 제시됐다.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금속노조 전북지부 ASA지회 김필수 지회장, 금속노조 전북지부 익산금속지회 현대필터분회 조경영 분회장, 공공운수노조 전북지부 평등지부의 이태식 지부장,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의 이상구 지부장의 현장 증언에 이어 민주노총 법률원 조민지 변호사의 사례 분석과 민주노총전북본부 조혜진 사무처장의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 10년, 전북지역 노동기본권 파괴 실태와 과제’ 발제 및 청중과의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박두영 민주노총전북본부장은 토론에 앞서 “2011년 7월 1일, 사업 또는 사업장단위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된 지 올해로 꼭 10년이 되었다”며 “사업장 내 복수의 노동조합 금지하는 행위는 국제기준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명백한 노동탄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 본부장은 “자본에 순응하는 노조만을 허용함으로써 자주적인 노동운동을 막기 위한 술책에 다름 아니었다”며 “단체교섭권을 얻지 못한 소수노조는 사업장의 쟁의행위 및 민주적인 노조활동에서 배제되며, 교섭대표노조와 노노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토론회를 계기로 민주노총전북본부는 소수노조이기에 차별받는 노동자, 작은 사업장이라 노조할 수 없음에 설움을 삼켜야만 했던 모든 노동자와 사용자의 민주노조 탄압으로 고통받는 모든 노동자들 편에 서서 교섭창구단일화 폐지, 모든 노동조합의 교섭할 권리 쟁취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복수노조 현장 발언에서는 금속노조 전북지부 ASA지회와 금속노조 전북지부 익산금속지회 현대필터지회의 ‘복수노조창구단일화 악용과 단체협약 관련 법적 절차 무시’ 사례를 비롯해 ‘지속적 탄압과 교섭창구단일화 절차 불이행’, ‘어용노조 간부의 여성 조합원 직장 내 성희롱’ 사례 등이 제시됐다.

“전북도, 노조 무시·탄압 주도, 노조할 권리 자체 부정...악질 사업주 태도” 비난

사례 증언을 하고 있는 발표자들(민노총전북본부 제공)

이날 공공운수노조전북본부 복수노조 단위사업장 사례 증언에서는 전북도청이 복수노조 상황에서 창구단일화를 빌미로 당사자 조직을 배제하는 등 노동조합을 무시·탄압하는 사례들이 공개돼 주목을 끌었다. 

또한 “전북지노위가 전북도청의 평등지부 조합원 28명 징계에 대해 ‘이 사건 징계는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례적으로 강경한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전북도청의 노조탄압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전북도청은 청사 주변 현수막 게시, 천막농성을 빌미로 노동조합을 고발하였음. 전국 지자체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결사 및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문제도 제기됐다.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는“2010년 한국노총에서 조직전환 및 가입 등으로 민주노총으로 전환하면서 초반 인정됐던 산별 교섭권과 공동교섭의 진행 등이 2011년 7월 복수노조법 시행 이후 기업별 교섭만 인정되면서 대부분의 사업장이 교섭창구단일화로 교섭권이 박탈됐다”고 증언했다.

또한 “민주노총의 교섭권 확보와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이라는 취지로 사업장 내 소수노조에 교섭권보장을 인정하면서 사측의 소수노조(어용노조) 등에게 선별적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교섭창구단일화절차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

노동 3권 침해 사례를 발표하고 있는 조민지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맨 오른쪽)

민주노총 법률원 조민지 변호사는 이날 사례 발표에서 노동 3권 침해의 대표적 사례들을 공개하면서 “교섭창구단일화절차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특히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교섭대표노조 결정을 한다는 이유로 노동조합에게 상당히 복잡한 절차적 요건과 제한을 두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교섭권 제한이라는 매우 큰 부담을 지우고 있는 반면, 사용자의 공고의무나 개별교섭 동의 등 절차에서는 아무런 절차적 요건이나 위반시 제재를 두지 않아, 교섭창구단일화절차 자체가 노사관계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소수 노조 조합원에 대한 괴롭힘 사례들도 공개됐다.

조 변호사는 “교섭창구 단일화제도가 도입될 2011년을 전후하여 사용자들은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금속노조 지회의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조로 변경하도록 개입하거나 금속노조를 소수화하기 위해 제2의 기업별노조 설립을 지원하고, 다수 노조로 만들어 금속노조의 교섭권을 박탈하도록 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조혜진 민노총전북본부 사무처장‘노조파괴 수법’ 공개 ‘충격’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 10년, 전북지역 노동기본권 파괴 실태와 과제’란 주제로 발제한 조혜진 민주노총전북본부 사무처장

이날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 10년, 전북지역 노동기본권 파괴 실태와 과제’란 주제로 발제한 조혜진 민주노총전북본부 사무처장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 10년이 지난, 지금, 창구단일화는 교섭회피를 통해 노동조합을 고사시키는데 아주 유용한 노조파괴의 전형으로 악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조 처장은 “애초 과반 이상의 조합원을 조직하지 않으면,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제외하고, 교섭권한과 투쟁의 권한이 박탈되어 식물노조로 만들거나, 과반이상이었다 해도 복잡해진 교섭창구단일화절차로 인해 시간을 끌며 어용노조를 만들고 키워 역전시킨 뒤 교섭대표노조의 권한을 가져가면 그 역시 식물노조로 전락하게 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결국 시간차만 있을 뿐, 창구단일화 절차를 악용하여 얼마든지 사측의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발제에서는 대기업 등의 ‘노조파괴 수법’이 공개돼 충격을 주었다. 그 사례로 조 처장은 ‘사측의 자문을 맡으면 -> 회사는 일방적으로 일부 업무를 외주화 -> 노조는 부분 태업으로 맞섬 -> 회사 전격적 직장폐쇄, 용역경비 배치 -> 노동조합과 물리적 충돌 유도 -> 노조간부 징계나 해고, 고소고발, 거액의 손배청구 -> 법적대응 -> 시간끌기 -> 조합원 생계위협, 노동조합 이탈, 노동조합 축소 -> 교섭권 박탈’의 순으로 노조를 파괴하는 사업장의 사례를 공개했다.

익산병원, 노조 해체...아쉬움 커

아예 노조가 해체되는 사례도 공개돼 충격을 주었다. 익산병원의 경우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2010년 130여명 보건의료노조에 가입 후 교섭을 진행했으나 병원 측의 불성실 교섭 일관으로 탈퇴 협박 등 노조 불인정이 지속되다 교섭창구단일화가 시행되면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2노조가 설립되고, 사측은 2노조 가입을 종용하더니 결국 교섭대표노조지위가 상실한 채 노조가 해체된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조 사무처장은 대안으로 ‘기업단위 교섭강제 창구 단일화제도 폐지’와 ‘쟁의권 행사의 독자성 보장’, ‘복수노조와 결합한 부당노동행위 규제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을 내세웠다.

특히 제도 개선책으로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고의판단)과 행정규제(결과판단 중심)의 이원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용자 입증책임 전환’, ‘부당노동행위 원상회복을 위한 구제명령의 구체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명문화’, ‘고의적ㆍ반복적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노조파괴 목적의 어용노조 설립은 범죄단체 구성에 준하는 형사처벌 규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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