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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소리] "책임 회피할 생각 없다"더니, 익산시장 왜 이러나?

jbsori 2020. 10. 7. 08:16

[뉴스 분석] '방관으로 지은 죄 소송으로 갚는 익산시'-'시사IN' 보도

”장점마을 주민은 전라북도와 익산시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은 익산시의 ‘방관’을 밝혀냈다. 익산시는 재심의를 신청했고, 마을 주민이 민사조정을 신청하자 대형 로펌을 선임했다.“

 

지난 2월 한달 내내 장점마을에서 숙식하며 마을 사람들이 17년 동안 벌여왔던 '암과의 투쟁'을 심층 취재해 세상에 낱낱이 실상을 알렸던 <시사IN> 나경희 기자가 이번엔 익산시를 향해 거침 없는 비판을 가했다. 6일 발행한 <시사IN> 제681호에서다.

 

'방관으로 지은 죄 소송으로 갚는 익산시', 왜?

 

‘방관으로 지은 죄 소송으로 갚는 익산시’라는 제목에서부터 무엇을 쓰려는지 의도가 읽힌다. 나 기자는 최근 <전북의소리>와 인터뷰에서 장점마을 한달 취재 이후 정헌율 익산시장과의 인터뷰에서 ”책임 회피할 생각 없다며 행정기관의 장으로써 책임 있는 발언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시사인싸' 7월 8일 방송에 출연한 나경희 기자(화면 캡쳐)

 

분노와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태도가 돌변했다는 주장이 주목을 끈다. 나 기자는 기사 리드에서 익산 장점마을 사람들의 처참한 실상을 이렇게 표현했다.

 

"전라북도 익산시 장점마을에서 최근 주민 3명이 추가로 암 진단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80대 여성이 신장암 판정을 받았다. 6년 전 남편이 담관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홀로 지내던 주민이었다. 9월에는 70대 남성이 갑상선암을 진단받았다.

그의 30대 자녀도 4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었다. 며칠 뒤에는 80대 여성도 위암 판정을 받았다. 모두 한평생 장점마을에서 살아온 주민이다. 발암물질을 뿜어내던 비료공장은 문을 닫았지만 그 흔적은 마을 사람들 몸에 고스란히 남았다(〈시사IN〉 제660호 ‘환경 재난 덮친 익산 장점마을 르포, 17년의 투쟁’ 참조)."

 

그는 이어서 ”금강농산이 장점마을에 들어온 건 2001년이었다. 금강농산은 퇴비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사들였다“며 ”비료관리법상 연초박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건 퇴비뿐이기도 했지만 금강농산이 실제 생산한 건 퇴비가 아닌 유기질비료였다“고 기사를 썼다.

 

"주민 88명 중 18명이 암으로 숨졌고, 현재 15명이 암 투병 중"

 

그는 전문가답게 ”퇴비처럼 원료를 썩히지 않고 배합해 만들기 때문에 퇴비보다 생산과정도 빠를뿐더러 비싼 가격에 팔린다“며 금강농산이 유기질비료를 만드는 과정과 발암물질에 관해 다음과 같이 기사에서 설명했다. 

 

”연초박을 포함한 각종 폐기물 원료를 비율에 맞게 섞는다. 섞인 원료를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찍어낸다. 알갱이가 된 비료를 화로에 넣고 건조시킨다.’ 문제는 마지막 건조 과정이었다. 비료 속에 들어 있는 연초박에 300℃가 넘는 고열을 가한 것이다.

 

썩혔어야 할 담배 찌꺼기를 불법으로 태우는 과정에서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16종이 공기 중에 흩어졌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제1군 발암물질이었다“

 

그런데 금강농산이 제출한 대기배출시설 설치 신고서에 따르면 공장은 하루 24시간, 월 20일, 연 240일 동안 가동됐다는 것이다. 이에 나 기자는 기사에서 ”장점마을 주민들은 하루 종일, 1년 내내 악취에 시달렸다“면서 ”그 시간이 17년이었다. 그동안 마을 주민 88명 중 18명이 암으로 숨졌고, 현재 15명이 암 투병 중“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이 악취에 대해 수없이 민원을 넣을 때마다 익산시는 ‘이상 없다’는 답만 되풀이하며 방관했다“는 기사는 익산시의 무책임한 행태를 고발하기 시작한다.

 

기사는 “지난 8월6일 감사원은 감사 착수 1년 만에 결과를 발표했는데 감사 결과, 우선 익산시는 퇴비 원료로만 사용해야 하는 연초박을 유기질비료 원료로 쓰겠다며 금강농산이 제출한 ‘폐기물처리업 변경신고’를 수리해줬다”며 “익산시는 당시 담당자가 원료 구분 기준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변명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다시 말해 감독기관이 합법과 불법조차 구분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분개했다. 기사는 또 “익산시는 금강농산이 비료생산업 이외에 신고한 폐기물처리업도 부실하게 감독했다. 매년 두 차례 금강농산에 직접 나가 점검을 해야 했지만, 실제 점검은 2009~2016년 8년 동안 단 두 차례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익산시는 징계 시효 등을 이유로 관련 공무원 한 명만 보직 해임하고 두 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내가 오기 전의 일이지만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던 정헌율 시장

 

무엇보다 지난 3월 6일 정헌율 익산시장이 〈시사IN〉과 인터뷰에서 “내가 오기 전의 일이지만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장점마을 주민들이 준비 중인 소송도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기사는 비판했다.

 

기사는 끝으로 홍정훈 변호사 말을 인용하여 “잘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대형 로펌을 선임해서 재판으로 가려는 걸 보면 익산시가 전혀 뉘우치지 않는 것 같다. 소송에 들어가면 마을 주민들은 두 번 고통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민사조정 기일은 10월28일로 예정돼 있다”고 끝을 맺었으나 여전히 찜찜한 구석이 많이 남아 있음을 암시했다.

 

더구나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이 발암물질 논란 이후에도 버젓이 유통됐다는 사실이 최근 국정감사를 앞두고 알려져  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연초박의 유해성 발표에도 유통금지 조치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제2의 암 발생 피해가 우려되는데도 집단 암 발병과 관련해 귀책사유가 큰 KT&G가 거리낌 없이 이런 유해물질을 공급했다는 점에 더욱 기가 막힌다. 

 

한적한 시골 주민들 절반 가량이 암으로 죽고 지금도 수십 명이 고통을 겪고 있는 공포의 발암성 물질인 연초박에 대한 유해성은 이미 알려졌고, 장점마을 사태에 대한 책임소재가 밝혀졌는데도 KT&G는 사과 한마디 없이 침묵하고 있다. 

거기에다 익산시는 대형 로펌을 앞세워 주민들과 대응하겠다니 주민들과 한달을 함께 하며 취재한 기자 입장에서 화가 날만도 하겠다.    

 

"대형 로펌 선임, 재판으로 가려는 걸 보면 전혀 뉘우치지 않는 것 같다"

 

뒤늦게 지역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에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섰지만 너무 늦었다는 지적과 비판이 흘러 나온다.

 

그동안 장점마을 주민들의 투쟁 활동을 살펴보면 그동안 행정기관과 정치권이 얼마나 무관심하며 방치해 왔는지 알 수 있다. 

 

더 이상 참다 못한 마을 주민대책 위원회(위원장 최재철)가 '연초박' 적법 처리에 대해 사법기관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019년 1월 30일 마을 대책위 소속 주민 10여명은 당시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T&G가 담배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연초박'을 익산 장점마을 인근 비료제조 공장에 수년 동안 위탁,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올들어 지난 8월 11일에도 대책위는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담배 잎 건조과정에서 발생하는 TSNA(담배특이 니트로사민)는 국제 암연구소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며, 연초박은 담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담배 잎과 기타 첨가제들이 섞여있는 찌꺼기로 담배와 성분이 동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책위는 연초박이 적법하게 처리됐는지에 대한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관련 기관들에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누구 하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뭉그적 거리기만 하고 있다.  

 

잠정마을에서 발생한 ‘집단 암’ 발병 원인 제공 책임논란을 빚고 있는 KT&G가 계속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마을 주민들이 지난해 9월과 1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에 집단 암 발병 사태에 대한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점마을 주민들은 지난 9월 22일 서울에서 전라북도와 익산시, KT&G 등 관련 기관에 피해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정헌율 시장, 이중적 태도에 대한 정확한 해명과 답변 내놓아야

 

주민들은 KT&G를 대상으로 ‘배출한 연초박 때문에 마을 주민이 집단으로 암에 걸렸다’며 KT&G 사장의 사죄와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오전 10시 30분부터 3시간 넘게 규탄했지만, KT&G는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은 올들어서도 지난 9월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북도와 익산시 등 관계 기관에 피해대책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KT&G의 책임회피도 얄밉지만 앞으로는 위하는 척 하면서 뒤로는 대형 로펌에 기대며 주민들과 맞서는 익산시의 행태가 더 얄밉다는 따가운 지적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시사IN> 취재진에게 보인 이중적인 태도에 대한 정확한 해명과 답변을 당장 내놓아야 한다.  '방관으로 지은 죄 소송으로 갚는 익산시'란 오명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전북의소리>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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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회피할 생각 없다"더니, 익산시장 왜 이러나? - 전북의소리

”장점마을 주민은 전라북도와 익산시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은 익산시의 ‘방관’을 밝혀냈다. 익산시는 재심의를 신청했고, 마을 주민이 민사조정을 신청하자 대형 로펌을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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