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소리
[전북의소리]전 경찰서장 무면허·뺑소니 이어 운전자 바꿔치기, ‘봐주기 수사'..."경찰 수사권 확대 불안" 본문
진단
오는 9월부터 검찰은 공직자·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를 더 이상 직접 수사할 수 없는 이른바 '검수완박법'으로 불리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시행됨으로써 경찰의 수사 권한이 대폭 확대·강화된다.
이를 두고 반대의 목소리와 함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높은 가운데 전북지역에서 최근 전직 경찰서장의 무면허·뺑소니 사건 '봐주기 수사' 논란이 도마 위에 올라 싸늘한 시선을 모으고 있다.
특히 ‘검수완박법’이 시행되면 경찰 단계에서 종결돼 송치조차 되지 않는 사건은 혐의점이 없는지 검사가 체크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불안과 우려가 높다. 최근 전주지역에서 발생한 전직 경찰의 전관예우와 같은 봐주기 수사가 더욱 난무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직 경찰서장 무면허·뺑소니에 운전자 바꿔치기까지...경찰 알고도 모른체?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4일 오후 1시 쯤 전 경찰 총경 출신의 60대 A씨가 자신이 경찰서장으로 재직했던 관할 구역인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의 한 사거리에서 BMW 승용차를 운전하다 좌회전하던 중 싼타페와 접촉사고를 내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뺑소니 혐의로 신고를 받고 조사에 착수한 담당 경찰관은 음주측정을 생략해 수사 공정성 논란이 일자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조사하는 등 뒤늦게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정황까지 추가로 드러나 파장이 크다.
이로 인해 경찰이 처음부터 해당 사건을 축소 또는 은폐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접촉사고를 낸 뒤 잠시 멈춰서다 곧장 달아나기 시작한 장면이 최근 방송에 연일 보도되고 뺑소니 운전자의 주인공이 전 전주덕진경찰서장으로 밝혀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 생략...전관 봐주기 의혹

게다가 무면허에 음주운전까지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경찰은 전직 서장에 대해 음주운전 검사를 건너뛰어 전관 봐주기 논란이 불거졌다. 이 같은 논란과 의혹이 일자 이 사건을 관할 경찰서가 아닌 전북경찰청이 맡으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추가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사고 당시 전직 서장의 지인이 경찰에게 전화해 "자신이 운전했다"며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전 A경찰서장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전 서장의 범행을 감추려 한 혐의를 받는 대리인 B씨가 경찰에 입건되면서 밝혀졌다.
전북경찰청은 사건 발생 2주 만인 8일 범인 도피죄를 받는 B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자 B씨는 전직 서장의 무면허 뺑소니 사고를 숨기기 위해 "본인이 운전했다"고 경찰 조사관에게 진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당시 피해자는 즉시 보험사와 경찰에 사고를 접수하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을 확인한 뒤 피해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사건을 조사하면서 경찰은 전관예우, 즉 봐주기 수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운전자 바꿔치기를 하려다 피해자의 끈질긴 추적과 신고로 들통이 난 꼴이다. 수사 결과 전직 서장 지인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를 덮는 조건으로 현금을 주겠다며 대신 합의를 시도한 정황이 피해자 측 통화 녹음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찰 사고 축소 의혹 흔적 곳곳에 남아

피해자가 검찰에 낸 고발장에 따르면 B씨는 같은 날 오후 8시쯤 병원에서 피해자 측과 만나 피해금 1,800만원을 주는 것으로 합의했으나 다음날 오전 10시쯤 B씨 측은 "그냥 법이 정한 처분을 받을 테니 합의는 없었던 걸로 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피해자는 “사고 당일 오후 담당 조사관인 C경위에게 ‘음주 측정은 했느냐’고 물었으나 C경위는 ‘술은 마시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며 대답을 회피했다”고 고발장에 밝혀 의혹이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이에 피해자 측은 "B씨 측이 합의금을 명목으로 시간을 끌었고 경찰이 음주 측정을 하지 않는 등 경찰이 의도적으로 사고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B씨와 C경위의 증거인멸 공모 또는 교사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을 검찰에 요구했다. 그런데 당초 경찰은 가해 차량의 소유주를 파악해놓고도 '자신이 운전을 했다'는 지인의 거짓 진술대로 사건을 처리하려 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에 전북경찰청은 전직 서장의 지인을 입건하고 범인 도피혐의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주지검은 뺑소니 혐의를 받는 전직 서장을 붙잡고도 절차대로 음주검사를 하지 않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된 경찰관을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수완박법 시행 이전에 경찰 내부 부조리 등 적폐 근절부터"

하지만 사고 이후 파문이 확대되자 경찰은 뒤늦게 “사고의 전 행적을 분 단위로 쪼개 수사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부실한 초동 조사를 인정했지만 공분은 쉽게 가라 앉지 않고 있다.
더구나 '검수완박법' 시행을 2개월 가량 앞두고 시행 반대의 목소리가 정치권과 법조계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전관 봐주기 수사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시민들의 실망과 분노의 소리가 높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에 경찰의 철저한 내부 부조리 근절 방지 대책과 함께 적폐 차단이 제도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번 사건을 바라 본 전주시민들 사이에는 ”겉으로는 민중의 지팡이라고 부르면서도 앞으로는 법의 형평에 맞지 않는 '전관예우'나 '제식구 봐 주기'에 급급한 경찰에게 수사 권한을 확대시켜주면 이러한 현상이 더 늘어난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그릇된 관행을 바로잡고 다시는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한 다음에 수사권 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http://cms.jb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8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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