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소리
[전북의소리]"배고파서 아름다운 기사를 쓴다?" 파장 본문
[뉴스 분석] 지방의회 행정감사장 막말·추태 톺아보기

KBS 11월 26일 보도(화면 캡쳐)
지방자치단체의 한해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었는지, 다음해 예산편성은 적정한지 등을 꼼꼼히 감시하고 견제하는 지방의회의 집행부 예산심의와 행정사무감사가 한창이다.
그러나 집행기관에 대한 감독 및 통제권한과 의무를 지니고 있는 지방의회가 매년 이맘 때 수행하는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많은 회의와 문제점들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표면적 감사에 그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되면서 지방의원들의 전문성과 자질부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게다가 지방의회는 주민대표기관으로서의 지위, 의결기관으로서의 지위, 입법기관으로서의 지위, 감시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지만 집행부와 결탁되거나 심지어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해당 지자체장과 같은 정당 소속의 일당구조 형태이다 보니 예산심의가 꼼꼼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 과정에서 발생한 전북지역 시․군의회 의원들의 추태와 언론 및 노조 경시 발언 등이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행정감사 및 예삼심의 피감기관의 부적절한 발언과 지방의회 무시태도가 비난의 화살 세례를 받고 있다.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예산심의 과정에서 벌어진 네 가지 웃픈 사례를 톺아본다.
#1. 임실군의회 의원, “언론인이 배고파서 아름다운 기사를 쓴다” 발언 파장
임실군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한창인 24일 발생한 지방의원의 출입기자 비하발언이 거센 부메랑을 맞고 있다. 김왕중 군의원은 이날 임실군 기획감사담당관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던 중 군 홍보업무 팀장을 상대로 군이 집행하는 홍보비가 언론사마다 비중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평등한 분배를 주문했다.

뉴시스 11월 26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면서 홍보팀장에게 "언론인은 배고픈 직업이다. 그래서(배가 고파서) 아름다운 기사를 쓰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더구나 해당 감사현장에는 출입기자들이 취재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현장에서 모멸감을 느꼈다는 한 기자가 불만을 제기하면서 사단이 났다.
게다가 당일 감사를 받았던 담당 팀장 역시 지역의 언론사 기자 출신이어서 심한 모멸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였다고 실토했다.
문제는 '기자는 가난하다'라는 식의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임실군청의 15명의 출입기자들(일간지 중심)은 김 의원의 발언을 놓고 "기자와 공무원들이 함께 있는 공개적 회의석상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며 의회에 사과와 대책을 촉구했다.
일부 출입기자들 사이에는 “김 의원의 발언 중 언론인이 배가 고파서 아름다운 기사를 쓴다고 한 배경에는 홍보비 집행기관이 홍보비를 쥐고 언론사를 배고프게 만들어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생산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언론에 대한 저급한 사고방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 일부 기자들은 "이 발언은 홍보비 때문에 언론인이 기관에 길들여져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명예훼손"이라며 "기관은 기자가 아닌 언론사에 홍보비를 집행하는 것이고, 이는 기자들의 수입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문제를 삼았다.
그러자 이틀 후인 26일 언론인 출신인 임실군의회 진남근 의장은 언론인 비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김왕중 의원과 함께 군청에서 출입기자단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발언에는 홍보비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일부 언론사 출입기자와 평소 친분관계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와 골 깊은 지자체 홍보비 집행 기준의 형평성과 적절성에 대한 시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형평성 시비 논란에 대해 군청의 홍보 담당자는 “지자체 홍보비는 언론사들의 신문발행 상황을 조사해 통계를 내는 한국ABC협회의 자료를 기준으로 하며, 해당 지자체 관련 보도 횟수와 홍보 효율성 등을 고려하여 집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좁은 지역사회에서 쉽게 파문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 정읍시의회 의원, “노조 때문에 해볼 수가 없다" 발언 파문

전북CBS(노컷뉴스) 11월 17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정읍시회의에서는 노동조합을 비하하는 발언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정읍시의회의 경제산업위원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이복형 시의원은 "노조 때문에 해볼 수가 없다"며 "회사들은 용역업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읍시 관내 기업체의 고용문제를 거론하며 "노조가 강해서 인력 구하기가 쉬운 용역업체를 이용하고, 이러다 보니 지역 고용 효과도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했지만 즉각 역화살을 맞았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즉각 반발했다.
민노총 전북본부는 17일 논평을 내고 "노조를 피하고자 용역업체를 활용해야 한다는 해당 시의원의 주장은 반노조·반헌법적인 발언"이라며 "시민을 대변하는 대신 업체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이 의원은 시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또한 "한국 사회의 비정규직·양극화 문제의 뿌리에 기업·정치인의 반노조 인식이 놓여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은 강성노조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당시 발언에 대해 "해당 기업에 보조금 등 혈세가 들어간 만큼 정읍시와 기업이 업무협약을 맺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자고 담당 과장에게 제안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평소 노조에 대한 경시 경향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따가운 질책이 다시 이어졌다.
#3. 군산시의회 의원, 민원인 면담 중 욕설 주장 논란

전북도민일보 11월 24일 인터넷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군산시의회 의원이 민원인과 면담을 진행하던 중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군산발달쟁애인자립추진위원회 송영숙 대표 등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 10여 명이 군산시의원을 상대로 군산시발달장애인평생학습관 운영에 대한 면담을 신청했다.
하지만 면담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시의원과 학부모들 사이에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시의원이 학부모들에게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일부 학부모들은 “해당 시의원이 발달장애인과 발달장애인평생학습관 운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면담을 신청한 것”이라며 “서로 이해를 구하고 학부모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의원은 자기주장만 앞세워 이를 들으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학부모들을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고 큰 소리와 욕을 하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었다”며 학부모들은 시의원의 태도를 질타했다.
군산발달쟁애인자립추진위원회 송영숙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감정이 격해지다 고성이 오갔지만 시의원이 오히려 더 큰소리치고 학부모들에게 욕설까지 하는 것은 인성과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군산시의회에 공식적인 항의 방문과 윤리위원회에 재소 요청을 하고 적절한 대처가 없을 시에는 1인 시위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시의원은 “언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욕을 하거나 막말을 하진 않았다”면서 “오히려 학부모들이 자리를 피하려던 나에게 악담을 해 정신적 피해를 봤다”고 언론에 흘렸다.
하지만 장애인단체와 지역시민단체들은 “주민을 대표해서 지방자치단체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시의원이 아픔을 가진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의원으로서 발달장애인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여성을 상대로 위협적인 행동(삿대질과 욕설 등)을 가한 행동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군산시의회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욕설 등으로 충격을 받았다는 시민들은 해당 의원을 상대로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4. 정병익 전북도 부교육감, 도의원 경시 발언 파장

전민일보 11월 27일 3면 기사
지방의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피감기관의 대표가 적절치 못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병익 부교육감이 그 주인공이다. 정 부교육감은 지난 24일 열린 전북도의회의 전북도교육청 예산심사에서 도교육청 공무직을 수행하다 휴직 상태인 최영심 의원의 출신을 거론해 호된 질타를 받고 있다.
최 의원은 정 부교육감을 상대로 정책질의와 예산심사를 하면서 “돌봄 전담사의 방학 중 임금 비율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며 정 부교육감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물었다.
그러자 정 부교육감은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거론하며 맞섰다. 정 부교육감은 "최 의원의 주장이 노조 대표가 내세우는 내용과 같다"며 "교육감이 노조를 상대할 때, 정당한 교섭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그는 "최 의원이 의정활동을 마치고 교육공무직(공무직 노조전임자)으로 돌아갈 때의 미래 이익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해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었다는 비판과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26일 교육공무직본부 전북지부는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행정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한 개선의지 없이 되려 교육공무직 출신인 최영심 의원의 출신을 거론하면서, 해당 사안을 의원의 사익추구로 결부시켰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당시 문제가 된 내용은 방학 중에도 돌봄이 필요하지만 도내의 경우 돌봄 전담사의 비중이 낮다는 것으로, 도의원이라면 마땅히 지적해야 할 사안”이며 “이미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기홍 교육위원장이 지적한 사항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또 “정병익 부교육감은 대책마련 노력은 보이지 않고, 의원의 신분과 출신을 들먹이며 미래의 이익(사익)추구로 폄하했다”고 비난했다. 파문이 커지자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김희수 위원장과 김정수 부위원장은 26일 "부교육감의 답변을 의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고 규탄했다.
이처럼 지방의회 행정감사 기간에 현장에서는 견제와 감시, 대안 제시보다는 무시와 조롱의 언사로 파문을 일으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지방의회를 지켜보는 도민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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