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소리
[전북의소리]-장편소설 '각시붕어' 태몽(3) 본문
이용이 소설 '각시붕어'

태몽(3)
부락 옆과 앞에는 조성평야의 크고 작은 논들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봄에는 연두빛 치마저고리를 입고, 여름에는 진초록으로 갈아입고, 가을에는 노란 옷으로 갈아입는 등 계절에 따라 색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바람난 새색시처럼 바람결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퇴비 등 자연산 비료로 농사를 짓는 시절이었다. 메뚜기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헐벗고 굶주리던 시절이라 어린아이들 까지도, 시간이 나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논밭에 나가 메뚜기를 잡아 구워먹었다. 얼굴에 검댕이를 묻힌 채 주린 배를 채웠다.
김병만의 막내머슴인 칠복이 메뚜기를 잡다가 커다란 방아깨비를 발견하고, 길 다란 발을 잡아 방아를 찧게 하며, 신기한 듯 쳐다보고 '방아깨비' 시를 한 수 지었다.
방아깨비
방아깨비가 헬리콥터처럼 난다
타 타 타 타... ...
황금벌판에 물보라를 일으킨다
커다란 투구를 쓴 방아깨비들
양털구름으로 밧줄을 꼬아
하늘기둥에 방아를 매달고
녹색 치마저고리
긴 발 높이 쳐들어
햅쌀 방아를 찧는다
시집간 딸들이 그리워
손발이 부르트도록 밤새우는
내 어머니를 닮은 방아깨비

논 옆으로는 길을 따라 3자정도 넓이의 농수로가 있었다. 농수로에는 맑은 물이 쉬임없이 흐르며 송사리, 붕어, 피라미, 빠가사리, 쏘가리, 가물치, 꺽지, 버들치, 종어, 갈겨니, 누치, 메기, 미꾸라지 등과 같은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더불어 민물가제, 다슬기, 우렁이, 새우 같은 여러 종류의 갑각류가 살고 있었다. 그러므로 반찬이 부족하거나 손님이오는 날, 식품을 구입할 돈이 없으면 수로에 나가 붕어, 빠가사리, 쏘가리 등의 물고기를 잡아다가 무를 썰어 넣고 조림을 만들어 먹었다.
피라미 송사리, 버들치 등을 잡아다가 매운탕을 끓여 먹거나 다슬기, 우렁이를 잡아다가 된장찌개를 끓이는 등 여러 가지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먹었다.
가을이 되면 미꾸라지가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구수하게 맛을 내었기에 동네 장정들은 대바구니와 삽을 준비했다. 농수로로 나갔다. 수로 바닥을 파헤치며, 미꾸라지를 잡아 왔다. 소금 등을 이용해 비린내와 뱃속에든 흙 등 불순물을 제거하고 “추어탕”을 끓였다. 막걸리를 곁들여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며 우애를 다져갔다.
부락에서 십 여리 정도 내려가면, 조성역이 있었다. 하루에 3-4 차례씩 광주, 화순쪽으로 가는 상행선 기차와 여수, 순천 쪽으로 가는 하행선 철도길이 수평선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철도길 옆에는 자갈길 도로가 나 있었다. 군용버스와 자동차가 다니고 있었다. 도로위에는 가끔씩 우마차가 농산물을 싣고 다니며, 뽀얀 흙먼지를 일으키기도 했다.
경찰조사 후에도 가라앉지 않은 '헛소문'
그러나 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파만파로 퍼져갔다. 마을 인심이 더욱더 흉흉해졌다. 이러한 마을 사람들 간의 갈등을 보다 못해, 면장 김만복이 나섰다. 보성군경찰서에 괴 소문을 내고 다니는 무당을 처벌해 줄 것을 의뢰했다.
마을 사람들 간에 이간질을 하고 있다는 죄목이었다. 더불어 하수인으로 행동하고 있는 사람들도 잡아서 처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보성경찰서에서 3명의 형사가 나왔다. 며칠에 걸쳐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소문을 내고 다녔던 진범이 잡혔다. 김상만 집에 일을 도와주려 다니던 용칠이 어머니였다.
용칠이 어머니는 자기는 “소문을 지어낸 것이 아니고, 어느 날 김병만의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그야말로 헛소문이었다. 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채 종결처리 되고 말았다.
경찰조사 후에도 헛소문이 가라앉지 않았다. 김만복은 일본에서 같이 대학을 다녔던 환경공학, 지질, 수질 등을 연구하는 대학연구원들을 초빙했다. “샘물이 말라버린 원인 조사와 다시 물이 나오게 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의뢰 했다.
연구원들은 특별히 친구인 김만복을 위해, 한 달간에 걸친 연구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각시붕어가 사라져 버려서 샘물이 말라 버렸다”는 이야기는 괴담에 불과하다. 샘물이 말라버린 진짜 이유는 “샘물 옆에서 기다란 뿌리를 사방으로 뻗어가며 삼 사 백년 살아온 거대한 뽕나무가 있었다. 그 뽕나무가 세월의 아픔을 이기지 못해 말라죽었기 때문이다”고 했다.
수백 년 살아온 거대한 뽕나무는 비가 많이 올 때, 뿌리마다 물을 머금고 저장하여놓았다. 사시사철 내내 일정량의 물을 내려 보내주었다. 그런데 뽕나무가 나이가 많아 노쇠하여 늙어 죽어버렸다. 물을 내보내주지 못하므로 우물물도 말라버렸다.
오백년 넘게 살아온 거수목인 팽나무 옆에 새로이 공동우물을...

일본에서 온 연구원들은 “뽕나무 뿌리는 “상근피”라고도 불리며, 혈압강화 작용, 심장(폐)기능 강화와 회복, 몸의 부기제거, 방광염, 뇌신경강화(치매효과), 고혈압 등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큰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설명 했다.
샘물 옆의 커다란 뽕나무 뿌리가 이러한 좋은 성분을 녹여 물을 내려 보냄으로서 “덕천마을사람들은 건강하게 장수하여왔다.”고 했다.
만약에 각시붕어가 있었다면 “물의 양이 자꾸만 줄어드는 것을 감지하고, 살기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 갔을 것이다.”고 하며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마을 사람들도 연구원들의 연구 결과에 대해 이해를 했다. 서로 합심해 오백년 넘게 살아온 거수목인 팽나무 옆에, 새로이 공동우물을 파서 만들었다.
연구원들이 떠나면서, 마을사람들에게 “뽕나무가 없더라도 이제는 마을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고 즐겁게 지내도록 해, 예전처럼 건강하고 장수하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주었다.
cms.jb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2792
[장편소설] 각시붕어-태몽(3) - 전북의소리
태몽(3)부락 옆과 앞에는 조성평야의 크고 작은 논들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봄에는 연두빛 치마저고리를 입고, 여름에는 진초록으로 갈아입고, 가을에는 노란 옷으로 갈아입는 등 계절에 따
www.jbsori.com
'특별기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전북의소리]마을버스 운전하며 기접놀이 '기잽이' 도전...'열정' (0) | 2021.01.09 |
|---|---|
| [전북소리]'혼불', 한얀 눈 위의 설레는 만남 (0) | 2021.01.08 |
| [전북의소리]윤석열 띄우기와 여론조사 보도의 '함정' (0) | 2021.01.05 |
| [전북의소리] 장편소설-각시붕어-태몽(2) (0) | 2021.01.04 |
| [전북의소리]두 개의 암과 투병 중인 장점마을 문병준씨 (0) | 2021.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