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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소리]'국민참여재판' 있으나마나...전북 '제로', 왜?

jbsori 2021. 10. 11. 06:21

[뉴스 큐레이션] 2021년 10월 11일

'국민참여재판' 제도가 겉돌면서 있으나마나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2008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국민참여재판이 사법기관의 운용 대책 미흡과 인식 부족 등으로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북지역의 경우 지난해 국민참여재판 실적이 제로 수준이어서 타 지역에 비해 참여재판 제도에 대한 홍보와 인식, 제도 효과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대한 범죄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이 운용됨으로써 법관의 재판에 일반 국민의 참여와 통제가 가능하고, 재판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한다'는 당초 취지를 사법당국 스스로가 외면하고 있다는 따가운 비판이 제기됐다. 

 

전주지법 국민참여재판 실적 지난해 '0건' 

전주지방법원 전경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구을)은 "지난해 전주지방법원(전주지법) 형사합의부에서 392건의 재판이 진행됐는데 이 가운데 국민참여재판은 단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전주지법의 국민참여재판 실시 건수가 0건"이라고 강조한 이 의원은 이어 "국민참여재판 배제율도 높다"며 "25건 중 20건을 배제하고 5건이 철회됐는데 물적 시설이 부족한 것인지, 업무가 과중한 것인지, 무엇이 문제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재영 전주지법원장은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안내를 정확히 하고 홍보를 강화하겠다"며 "활성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답했지만 따가운 질책을 모면하기 위한 형식적인 답변이란 비판을 받았다. 

 

사법권 내에서도 홀대 받는 국민참여재판, 왜? 

더욱이 지난해 전국의 국민참여재판 접수 건수는 852건으로 이 가운데 11%인 96건만이 실시됐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이 중 전주지법은 지난해 접수된 25건 가운데 20건을 배제하고, 나머지 5건이 철회됐을 정도다. 전북지역은 참여재판 실적이 전국에서도 가장 밑바닥 수준을 드러낸 셈이다. 

이러한 지적에 전주지법원장은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이지만 배심원 선정과 재판 준비가 어려운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면서 "피고인이 제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중에 철회한 경우가 많다"고 답할 정도로 홍보와 인식이 매우 매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사법부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국민참여재판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은 앞선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서울 금천구)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도 밝혀졌다. 

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총 8,529건의 국민참여재판이 접수됐지만 이 중 22.8%인 1,945건이 배제됐다. 이 같은 배제율은 2017년 27.4%, 2018년 27.5%, 2019년 29.7%, 2020년 34.4%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더구나 가장 최근인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참여재판 있으면 뭐하나…전주지법 배제율 '전국 2위' 

국민참여재판 배제율이 가장 높은 법원은 춘천지법으로 14년간 접수된 258건의 신청 중 절반에 가까운 48.1%가 배제됐으며, 다음으로 전주지법이 37.8%를 차지했다. 전북지역이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접수된 국민참여재판이 실제 실시된 정도를 보여주는 실시율도 전주지방법원의 경우 241건이 접수된 가운데 32%인 77건만 실시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국민참여재판이 배제되는 사유로는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4호에 규정된 '그 밖에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75.6%로 가장 많았다. 또 제3호의 '성폭력 범죄 피해자 등이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19.1%, '공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 중 일부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5.1%로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국민참여재판이 도입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배심원의 평결과 법원의 판결은 평균 93.5%의 일치율을 보였다. 지난해는 평결과 판결 일치비율이 87.5%로 국민참여재판 시행 후 불일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최기상 의원은 "국민참여재판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대법원이 해마다 지적받았던 문제"라면서 "대법원 차원에서 형식적인 활성화 대책이 아닌 국민참여재판의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각급 형사재판부 판사들을 독려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법원의 국민참여재판 소극 운영, 가장 심각한 문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도 이 문제의 삼각성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민참여재판 신청 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반해 실시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법관이 국민참여재판을 꺼리고 있고, 법원도 이를 소극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법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참여재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대안으로 ‘행정 재판은 기본적으로 전면 적용’, ‘형사 재판은 성폭력 피해자가 반대하거나 피고인이 미성년자일 경우 등 특수한 경우만 제외하고 전면 확대’, ‘민사 재판은 노동사건과 손해배상 사건의 경우 국민참여재판 적극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처럼 국민참여재판 제도에 대한 홍보·인식 부족이 제도를 겉돌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용하는 제도인가?

현행 국민참여제판 제도의 핵심적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국민참여재판은 일반 형사사건이 아니라 중죄로 분류되는 사건에 적용하고 있다.

가령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 범죄와 뇌물 죄 등 일정 범위의 부패 범죄 및 합의부 관할 사건 중 대법원 규칙이 정하는 사건 등의 중한 사건으로 한정하고 있다.

출처 : 대법원 전자민원센터

 

대상 사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할 것인지 여부가 결정되며,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자백의 경우에도 국민참여재판이 가능하다.

배심원은 국민참여재판을 하는 사건에 관하여 사실의 인정은 물론이고, 법령의 적용 및 형의 양정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권한이 있으며, 배심원의 수는 대상 사건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사형, 무기징역(금고)인 사건의 경우는 9인, 기타 사건의 경우는 7인으로 하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주요 내용을 인정하여 실질적 다툼이 없는 사건의 경우 5인의 배심원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배심원의 자격은 만 2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고, 관할구역 내에 거주하는 자 중 무작위로 선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배심원단의 유무죄에 대한 평결방법은 만장일치로 하며(제1차 평결), 만장일치가 되지 않을 경우 다시 평결할 수 있는데(제2차 평결), 이 경우 유죄의 평결방식은 만장일치가 아니라 다수결에 의하여 유죄의견이 과반수에 이르렀을 때 유죄 평결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배심원단의 평결과 의견은 법원을 기속하지 않고 권고적 효력만이 인정된다. 따라서 재판장은 판결 선고시 피고인에게 배심원의 평결 결과를 고지하도록 하고, 배심원의 평결 결과와 다른 판결을 선고하는 때에는 피고인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며, 판결서에 그 이유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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