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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소리]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지원 2차 조정안 "전면 수정 요구" 파행...11년째 ‘고통’

jbsori 2022. 3. 20. 17:49

진단

전북가습기피해자연합 제공

11년 동안 미해결 상태인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2차 조정안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피해자들과 관련 단체들은 ‘전면 수정’을 요구하며 투쟁을 선언하고 나서 진통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일 전북가습기피해자연합(대표 이요한) 등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조정위원회(위원장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가 지난달 마련한 피해 조정 수정안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피해자들의 의견 반영이 제대로 안 돼 전국 피해자 단체들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습기 피해자 단체가 18일 발표한 보도자료

전북가습기피해자연합을 비롯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전국 10개 단체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 개인 패해자 42명 등으로 구성된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범단체 '빅팀스(victims)’는 이날 성명과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전체 피해자를 위한 조정안을 전면 수정할 것을 요구하며 21일 오전부터 서울 종로 SK 본사 정문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위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농성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료 보장 없고, 태아·아이 피해자 및 고령·중증 피해자 요구 반영되지 않아“

이들 단체는 “2021년 10월 5일 초대형 소비재 시민참사로 11년째 고통과 죽음으로 내몰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위의 사회적 합의 조정이 시작되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조정위의 조정안 발표는 이미 예정 기한을 넘겼다”면서 “조정안 발표가 늦어는 이유와 진행 경과에 공지와 공식적 해명도 없었다”고 비난했다.

또한 단체는 "조정안은 2020년 이전 개별 합의자의 합의 금액의 38%로, 위자료 부분만 책정된 형태로 향후 치료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없으며, 사망자와 태아, 아이 피해자 및 고령, 중증 등 각 단체와 피해자들의 요구 조건은 반영되지 않았다“며 "조정안의 정부 책임에 대한 문안 삭제 등 환경부 참견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조정위는 위자료에 해당하는 액수만으로 책정된 조정안에 대한 진실을 해명할 것”과 “전체 피해자에게 공청회도 없이 급하게 처리하려는 조정위는 일체의 날조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21일부터 2차 조정안 전면 수정 요구 규탄 농성 돌입할 것”

가습기 피해자 단체 제공

이요한 전북피해자연합 대표는 “조정위는 편파적인 환경부 기준을 선택적으로 활용한 조정안을 만들었다”며 “이에 더해 조정위는 사망자 등 전체 피해자 및 미 판정자에게 선지급금을 제시하며 기업이 요구한 전체 피해 신청자의 50% 이상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이는 긴 시간 투병과 생활고에 지친 피해자들에게 소액의 선지급금을 제시하여 조정안을 통과시키려는 후안무치한 행위로써 장기간 투병과 중증의 피해자 대부분이 반대하는 조정안을 통과시켜 이 참사의 끝맺음에 갈음하고 기업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전국 피해자 단체들과 연대해 전북지역 피해자들도 이번 조정안의 전면 수정 요구와 함께 규탄 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2011년 정부의 피해자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발표 이후 참사 피해자 지원을 위한 공식 합의는 사실상 전무해오다 지난해 10월에서야 정부가 빠진 민간 차원의 조정위가 꾸려졌고, 약 4개월 만에 조정안을 마련했다. 

1차 조정안에 따르면 사망자에게는 최대 4억원, 최 중증 환자에겐 최대 4억 8,0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조정위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피해자·기업 양측 의견을 수렴한 뒤 2차 조정안을 마련했으나 피해자 단체들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나서 조정·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일부 언론에 의해 공개된 2차 조정안에 따르면 연령별로 1억 5,000만~4억원이던 사망자 유족 지원금이 2억~4억원으로 바뀌었다. 또 사망 당시 60세 이상은 2억원, 0~19세는 4억원을 받는 식이다. 초안에서 고령 사망자 조정액이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경도 피해자(1억 1,500만~1억 7,500만원)보다 낮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변화다.

폐 이식 등을 받아야 할 정도인 초고도(최 중증) 피해자에 대한 지원액의 경우 당초 3억 5,800만~4억 8,000만원(연령별 차등)이었지만 미성년 중심으로 가중치를 적용하면서 지원금을 더 주는 쪽으로 변경됐다. 초고도 피해자 외에도 피해 등급별(초고도-고도-중등도-경도-경미-등급외)로 비슷한 조정이 이뤄졌다. 다만 단순 노출자 지원금은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줄었으며, 사망 피해자 중 가습기 살균제의 사인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람은 3,000만원을 받는다는 게 주요 조정안 내용이다.

"피해자 절반 3개월 내 동의하면 조정안 성립" vs"전면 수정" 맞서 난항 불가피

지난 2월 15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조정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정위의 조정안 초안을 규탄하고 있다(사진=가습기 피해자 단체 제공)

하지만 피해자 단체들은 여전히 사망자 지원금이 부족하고 중증 피해자 및 오랫동안 피해를 겪게 될 저연령층에 대한 조정액이 적다는 지적이다. 최대 지원금만 보면 액수가 많아 보여도 실제론 적은 금액을 받는 피해자가 많다는 주장이다. 향후 치료비 전액 실비 처리나 영유아 연령을 피해 입을 당시로 적용해달라는 요구도 수정안에 담기지 않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지난달 말 기준 전국 피해 구제 신청자는 7,666명으로 이 중 1,742명이 사망했다. 조정 대상자는 신청 철회자, 노출 미확인자, 개별 기업 합의자를 제외한 7,027명으로 이들 피해자의 절반 가량이 3개월 이내에 동의하면 조정안이 성립된다. 

조정안에 동의하는 피해자는 기업에 별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합의서'와 정부에서 지급 중인 구제급여를 받지 않겠다는 '신청 철회서' 등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즉 피해자들은 법적 구제급여와 이번 민간 조정이라는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피해자 단체들이 전국 규모의 범기구를 만들어 강도 높은 투쟁과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나서 조정과 협상에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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