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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소리]"더는 못버텨"...간호사 이직, 전북 군립병원 '최고'

jbsori 2021. 7. 19. 06:40

[진단] 간호사들은 왜 의료 현장을 떠나는가

"코로나19 때문에 요즘엔 병원에서 교대 근무 없이 풀로 근무하는 경우도 많아요." -간호사 A씨(20대)

"대학병원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좋은 직장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른 직종에 비해서 노동 강도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간호사 B씨(20대) 

"비정규 계약직으로 일하는 간호사들이 훨씬 많아요. 그래서 늘 정규직 일자리를 꿈꾸며 떠나려는 마음이 누구나 있기 마련이지요." -간호사C 씨(30대)    

코로나19의 위험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 의료 현장에서 가장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간호사들의 볼멘 소리가가 심상치 않다. 이들의 하소연과 푸념 속엔 '이직과 퇴직'이 하나의 꿈처럼 자리하고 있음이 가득 묻어났다. 

민간 중소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에서부터 대학병원 등 대형 병원으로 갈수록 볼멘 소리가 더 높다. 더욱이 밀려드는 코로나19 확진자 때문에 업무량이 폭증하고 있는 의료 현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떠나겠다는 간호사들이 많아졌다. 

 

밀려드는 환자에 '나가겠다'는 간호사들, 왜?  

JTBC 7월 15 보도(화면 캡쳐)

JTBC가 15일 '밀려드는 환자에 '나가겠다'는 간호사 줄 섰다…의료체계도 위기'란 제목의 기사에서 의료 현장의 심각한 인력 부족 현상을 조명해 시선을 끌었다. 기사는 "4차 유행이 막 시작되던 엄중한 시점에 프로야구 선수들은 호텔에서, 방역 요원들은 유흥주점에서 술판을 벌이다 확진됐다"며 "의료체계는 다시 위기를 맞고 있고, 감당하기 벅찬 업무 때문에 결국 그만두겠다는 간호사들까지 나오고 있다"고 실태를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국 거의 대부분 지역의 의료 현장에서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다. 코로나19 기세가 꺾이지 않고 기승을 부리면서 현장의 혼란과 인력 부족은 되풀이되고 있다.  환자는 느는데 의료 현장을 떠나는 간호사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실제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한 해 동안 일선 의료기관 간호사 이직률이 극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을 가리지 않고 많게는 40%가 훌쩍 넘는 간호사들이 이직한 병원들도 있다. 

의료기관 내 간호사들의 비정규직 문제도 심각하다. 갈수록 노동 강도는 높아가고  있지만 열악한 근로 환경 때문에 간호사들의 잦은 이직과 퇴직은 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보호자 및 가족들에게 돌아온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간호사들이 왜 의료 현장을 뛰쳐 나오고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간호사 이직률 최대 45.5%, 노동 강도 높아지고 근무 환경 열악 '원인'  

대한간호협회 홈페이지(초기 화면 캡쳐)

지난 6월 15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전국 10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47일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도 간호사 이직률은 적게는 20%대에서 많게는 45%대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의료기관들 중 12%가 넘는 병원에서 간호사 10명 중 2명이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지역 군립병원 이직률이 가장 높은 45.5%로 조사돼 주목을 끌었다. 

의료기관들의 간호사 퇴직 및 이직 현황(보건의료노조 제공)

이처럼 간호사 이직률 증가는 민간 중소병원뿐만 아니라 공공의료원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 전북지역 한 군립병원은 간호사 11명 중 5명이 퇴사해 전국 공공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다. 또 한 시립병원에서도 139명의 간호사 중 36명이 퇴직했다. 지역의 중소 의료원들 중에서도 퇴사율이 20%에 이르는 곳이 상당수 조사됐다.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는 한 사립대 병원에서는 1,500명의 간호사들 중 425명이 중도에 그만뒀다. 대형 병원이라는 점에서 충격과 파장이 크다. 이에 대해 전북지역 한 병원 관계자는 "간호사의 이직은 상시적으로 이뤄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직과 퇴직이 이뤄지는 의료기관이 지방일수록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간호사 1인 담당 환자 OECD 평균 2-3배...면허 취득 절반 가량만 직업 살려  

가장 큰 이유는 간호사 수 부족 및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지목된다.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평균 환자 수가 OECD 국가들 중 훨씬 많다. 국내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평균 환자수는 16.3명으로 미국(5.3명)·스위스(7.9명)·영국(8.6명)에 비해 2~3배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JTBC 7월 15일 보도(화면 캡쳐)

인구 1,000명 당 활동하는 간호사 수 역시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간호사 면허 소지자 39만 5,000여명 중 면허를 살려 활동하는 간호사는 19만 3,900여명으로 49.1%에 달할 정도다. 이는 의료 현장을 어제든지 떠나갈 수 있는 간호사가 여전히 많음을 입증한다. 

이런 가운데 전북대병원이 코로나19가 확산된 상황에서도 지난해 간호사 신규 채용 시험을 치러 시선을 끌었었다. 지난해 9월 5일 전북대 의과대학 및 간호대학 건물에서 치른 간호직 신규 채용을 위한 첫 관문인 필기시험에 무려 535명이 응시했다. 

그러나 "간호 인력 풀이 모두 소진되는 등 코로나19 상황에서 향후 예견되는 간호사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채용 과정을 코로나 상황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대학병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간호 인력 부족에 대비한 것임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럼에도 떠나는 간호사 수가 갈수록 늘고 있는 현실은 의료 현장마다 큰 문제다. 지난 한해 간호사 이직률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 준다.

간호사 이직률 상위 의료기관(보건의료노조 자료 제공)

 

의료기관 비정규직 비율 심각...전북 군립병원 퇴사율 1위 

정부의 공공병원 정규직 전환 방침도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비정규직 비율 상위 15개 병원 중 7곳이 공공병원이란 현실은 정규직 전환 정책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건의료노조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인력이 2년이 되기 전에 해고한 뒤 다른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고용이 횡행하고 있는 사례도 많이 드러났다. 

이를테면 파견 계약이나 용역 노동자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는 병원은 102곳 중 7곳에 불과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높은 간호사 이직률을 해소하기 위한 인력 정책이 시급하다”면서 “수익성 추구를 위하거나 비용 부담을 핑계로 병원에서 비정규직 사용이 남용되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병원별 최대 이직률 절반 가량도…환자 안전 '불안' 

이처럼 해마다 '절반 가량'의 간호사가 이직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호사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에 놓여 있는 지를 적나라게 반영하고 있다. 

이에대해 간호계는 정부에서 진행하는 '간호학과 인원 확대' 등 무조건적인 인력 확대보다는 질적인 간호 인력 배출을 위한 방안과 간호법의 제정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간호사들의 이직 현황과 그 원인을 들여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가 전국 의료기관들의 지난해 간호사 이직률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둣이 각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퇴사율이 가장 높은 전북지역 한 군립병원은 간호사 11명 중 5명이 퇴사해 무려 45.5%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퇴사 및 이직률이 높은 곳은 민간 중소병원으로 서울의 한 민간병원은 간호사 175명 중 75명이 퇴사해 42.9%로 2위, 경기의 한민간병원은 간호사 86명 중 30명이 퇴사해 34.9%로 3위, 인천의 한 민간병원은 간호사 249명 중 86명이 퇴사해 34.5%로 4위를 기록했다. 

병원 특성별로 민간 중소병원의 이직률이 22.6%~42.9%까지 가장 높고, 지방의료원과 지방의 사립대병원도 이직률이 각각 17.6%~22.7%, 14.9%~28.3%로 나타나 지방병원 간호사의 이직률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간호사들의 이직률이 지역마다 또는 병원마다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규모가 비교적 큰 대학병원이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병원에서 1년에 간호사가 400명 이상이 퇴사했다는 것은 매년 엄청난 규모의 간호사 이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간호 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조건이 높은 이직률로 이어지고 있다"며 "간호사들의 이직률이 높은 것은 그만큼 환자 안전과 간호 서비스의 질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적정한 수준의 간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근무 환경 자체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 간호의 질을 향상시킬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구동성으로 나오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 제정을 통해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인력 기준 강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등 해묵은 과제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인들 코로나19 감염 갈수록 증가 

보건의료노조는 최근 지역별로 공공의료 강화와 보건의료 인력 확충 등에 관한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보건의료노조 제공)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되는 의료인이 올해 들어 급격히 늘었다. 그중 간호사는 하루 1명 꼴로 감염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6일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연숙 의원(국민의당)이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6월말까지 환자를 돌보다 코로나에 확진된 의료인은 모두 291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간호사가 188명(64.6%)으로 가장 많았고, 의사 67명(23.0%), 치과의사 25명(8.6%), 한의사 11명(3.8%) 순이었다. 코로나19 환자 발생한 작년 2월 이후 지금까지 환자를 치료하다 확진된 의료인 565명 중에서도 간호사가 73.5%(415명)로 가장 많았으며, 의사 20.0%(113명), 치과의사 4.6%(26명), 한의사 1.9%(11명) 순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근로 환경 개선 위한 제도 개선 시급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간호사가 의료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방역이나 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업무의 특수성 때문”이라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역력이 떨어진 데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간호사의 안전도 더욱 위협 받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더구나 한여름 무더위가 지속되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간호사들은 선별진료소 등 방역 현장에 더 많은 업무 분담을 요구받고 있다. 중환자실, 병동, 생활치료센터에서 24시간 환자 곁을 지키고 있는 이들 간호사는 코로나 감염에 늘 노출돼 있는 상태다. 

최일선 의료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등 보건의료인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관심, 열악한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특단의 제도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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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버텨"...간호사 이직, 전북 군립병원 '최고' - 전북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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